메뉴 바로가기 검색 및 카테고리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한빛출판네트워크

한빛랩스 - 지식에 가능성을 머지하다 / 강의 콘텐츠 무료로 수강하시고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

디지털라이프

연결된 세상은 좀 더 나은 세상인가?

한빛미디어

|

2014-01-09

|

by HANBIT

23,573

제공 : 한빛 네트워크
저자 : Jim Stogdill
역자 : 조우진, http://www.notforme.kr
원문 : A connected world is a better world. Right?

Jim Stogdill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어딘가에 연결된 채 살고 있다.
  • 여행 중에도 당신은 당신의 자녀들과 쉽게 이야기할 수 있다. 물론 소아성애자들도 아이들에게 접근할 수 있다.

  • 당신은 잠옷을 입은 채로 당신의 은행계좌에 접근할 수 있다. 물론 RBN 같은 곳에서도 당신의 계좌에 접근할 수 있다.

  • 당신의 건강관련 정보를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지만 이 정보가 꼭 당신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 당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당신의 견해를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상 그들은 자신들의 지지기반을 뒤섞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지지자들이 생각하게끔 만들며 광란의 상태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 당신은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고, 다른 관점을 가진 이들에게 당신의 생각을 공유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마도 당신은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 당신은 쉽게 정당하지 못한 정치세력에 대항하여 조직을 구성할 수도 있지만, 그들 역시 당신이 하는 일을 지켜볼 수 있다.

  • 당신은 친구들이 어디에 살고 있든지 그들과 연락할 수 있으며, 기업은 자사의 구매 과정과 관련된 영향력 안에 당신을 끌어들일 수도 있다.

  • 당신이 어쩌면 앓고 있는 것으로 의심가는 어떤 질병에 대해서도 관련 정보를 검색할 수 있고, 당신의 네트워크와 검색제공업체는 제약관련 광고를 통해서 당신의 회복을 도울 수 있다.

  • 4차 개정헌법이 없이, 심지어 집에 갇혀 있다 해도 당신은 물리적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 부유하고, 만족스러운 확장된 삶의 경험을 누릴 수 있다.

  • 그럴듯하게 보이는 민주주의를 제외하면 모든 것이 민주화되었다.
최근에 나는 Strata 컨퍼런스 차 뉴욕에 머물며 옥스포드식 토론의 좌장을 맡은 적이 있다. "연결된 세상은 좀 더 나은 세상이다." 는 논제로 우리는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에 앞서 나는 참석자들에게 토론할 때 물러서지 말 것을 당부했다. 나는 그들에게 문지방위에 선듯한 미묘하며 애매모호한 내용들은 남겨두고 논쟁의 핵심을 뽑아내는데 토론자들이 정말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그들이 마음을 열고 토론에 뛰어들도록 격려했다. 나는 그럴 필요 없지만 그들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왜냐하면 이 논제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도, 영화 속 뜨거운 감정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다.

컨퍼런스 미팅룸에서 진행한 활발한 토론은 매우 즐거웠지만 내 생각에 이 토론의 논제는 치명적으로 중대한 질문이다. 토론의 좌장으로서 특정한 의견을 갖는 것은 내 역할은 아니었기 때문에 토론에 참여하기 어려웠지만 "연결된 세상이 과연 더 나은 세상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난 평범한 낙천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연결된 세상이라는 마법은 급속도로 새롭지만 정상적인, 우리 일상적 경험 중 주목 받지 못하는 일부가 되어버린 것 같다. 이처럼 아무런 생각 없이 연결을 통해 가족들과 교류를 누리고 정보에 접근하는 혜택을 받는 동안 연결의 함정들이 내 마음속에서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한다. 연결의 함정은 아직 현실은 아니지만 가능성을 따져볼 때 만약 이루어진다면 끔찍한 디스토피아적 미래의 발판과도 같다. 이는 마치 돈과 같이 연결의 위험/기회의 곡선이 어디로든 굽을 수 있는 것이다.

또는, 어쩌면 내가 그저 역사적인 비유에 대해 너무 생각을 많이 한 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 아마도 우리가 보호하고자 감싼 여과 거품들(Filter Bubbles)로부터 영향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분명히 그것 때문에 증폭되어 갈수록 극단적인 정치체제의 시대에 살고 있다.

미국의 정치체제가 큰 변화를 일구었던 마지막 시대는 대략 150년 전 서부이주가 연쇄적으로 일어나며 매스미디어가 등장하던 때다. 당시 산업혁명은 농업 종사자들을 대규모로 공장으로 이주시켰다. 역사상 처음으로 도시에 많은 수의 인구가 밀집되어 살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사회적 관계망(Social Graph)"이 갑작스레 변화했다. 이처럼 새롭게 응축된 네트워크는 대중운동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정치체제를 지지하기 시작했으며, 오늘 우리가 논의하는 모든 형태의 "주의"(isms)들이 이러한 새로운 네트워크에서 태동했다.

바로 그 집중화의 끝자락에서 매스미디어의 도래는 그 신호를 더욱 증폭시켜 연결된 망들에 투사했다.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는 효율적으로 그것들을 점점 더 큰 형태의 국가적 단위로 연결시키고 있다. 이러한 과정은 히틀러 총독의 연설들이 라디오 전파탑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대륙을 넘어 전달되는 동안 레니 리펜슈탈 (Leni Riefenstahl)을 통해 능수능란하게 묘사된 앨버트 스피어(Albert Speer)의 로마적 상상력에 의해서 설득력 있게 입증되었다.

나는 어떠한 새로운 기술이 자연스럽게 악을 양산해내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우리의 연결범위와 의사소통방식의 역학이 변하면서, 새로운 기술이 우리의 사회적 현상들을 변화시키고 있음을 규명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물리학에서의 강한 핵력의 상대강도와 전자기력이 갑자기 우주전체적으로 변하는 것을 상상해보자. 순식간에 물질들이 스스로 재배열되면서 재료과학은 머리끝부터 아예 재정립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어떻게 의사소통하고 연결 관계를 맺는 지에 관한 근본적인 변화가 바로 우리에게도 이와 같은 영향을 준다. 이러한 변화는 근본적이면서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사회의 구성을 재배열한다. 한때 함께 붙어 날던 것이 떨어지거나 새로운 것들이 새로운 형태로 군집을 이룰 수도 있다. 우리는 변화만을 확실할 수 있으며, 이러한 종류의 변화는 변화의 형태가 무엇이든 지장을 준다.

다시 논점으로 돌아오자. 토의의 패널들은 열심히 논의 했고 결과적으로는 찬성 팀이 토론의 승자가 되었다. 하지만 "정답이 없다."는 것이 맞는 답일 것이다.

왜냐하면 연결된 세상은 더 나은 세상일 수도 있으면서 또한 더 나쁜 세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이 더 좋은지 나쁜지는 비교할 수 있을만한 동류가 아니다. 쉽게 취합하여 정교하게 정제된 답안을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른 의미에서 동시에 더 좋을 수도 혹은 더 나쁠 수도 있다.

미국이 산업화 시대에 초입으로 들어서던 때 토마스 제퍼슨도 이러한 난제를 가지고 분투했다. 그는 자유와 우리의 이전 농업적 존재에 가치를 두었다. 그러나 그는 삶의 질과 국부의 관점에서 영국의 기계화의 가치가 있음을 인정했다.

또한 게다가, 이러한 선택도 선택이라 할 수 있나? 아니면 게임이론이 기술론적 결정주의(techno determinism)를 좀 더 명확하게 해줄 수 있는가? 그럴 수 있다고 보는가?

내 안에 비관주의적인 모습이 그 추악한 면모를 드러내는 곳은 이득과 해악의 균형을 고려하는 때이다. 이득이 증가하지만 동시에 해악이 근본적으로 동반된다면 어떨까? 우리는 지금 산업화의 진행과정과 인재성의 기후변화를 점점 더 무시하기 어려운 것과 같이 비슷한 것을 직면하고 있다. 산업화는 더 이상 진전할 수 없을 때까지 사람들을 위해 삶을 좀 더 낳은 방향으로 만들었나? 그리고 나서 이제 시민들을 죽이는가?

글을 쓰면서, 지금껏 가장 큰 태풍이 대륙에 발을 딛기 위해서 필리핀 인근 해역으로 오고 있다. 그러나 이 태풍은 결코 그 사이즈가 완성된 마지막은 아닐 것이 분명하다.

연결을 통해 나타나는 지구온난화는 무엇일까?

연결된 세상은 동시에 좀 더 민주적이면서 중앙집권적인 세상이다. 이들 중 어떤 세력이 우세할 것이며, 또한 어떤 상황 하에서 가능할까? 이란의 녹색혁명은 아마도 네트워크 없이 불가능 했을 것이지만 그러나 끝내 미국은 네트워크를 이란의 녹색혁명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것이다.

우리의 은하계와 같이 연결된 세상이 지속적으로 민주화의 힘을 팽창 시킬 것인가? 아니면 연결된 세상은 네트워크 사회에서 특권적 위치에 자리한 이들의 통제 하에 중앙집중적인 금권정치로 함몰될 것인가? 우리는 지금 질문의 답을 찾고자 우주의 어떤 암흑 물질의 무게를 재야 할지 조차도 모른다.
TAG :
댓글 입력
자료실

최근 본 상품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