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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출판네트워크

IT/모바일

진화를 멈추지 않는 유닉스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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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23

|

by HANBIT

9,097

저자: 전순재

가벼운 너무나 가벼운...

유닉스라면 으레 엄청난 두께의 책을 연상한다. 더구나 "한권으로 끝내는 유닉스"라면 그 부피는 상상을 초월하리라. 그런데 책 제목에서 연상되는 것과는 정반대로 이 책은 200페이지도 못 되는 새털처럼 가벼운 얇은 책이다. 더군다나 3판은 100페이지도 안될 정도였다고 하니 정말 놀랍다. 정말 이 정도 부피에 그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을까? 그러나 내용의 질에 의심을 품는 마음을 비웃기나 하듯이 이책은 5판이나 거듭될 정도로 계속해서 개정된 책이다. 그 만큼 독자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있는 책이라는 증거라고 하겠다.
"유닉스는 진화를 거듭한다. 그리고 이 책도 유닉스와 함께 변화한다. 이 책의 있는 대부분의 팁들은 모든 유닉스 시스템(오래된 것부터 최근 것까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바꾼 것이다. ...(중략)... 우리는 이 작은 책에 인기 있는 유닉스 툴(Pico 텍스트 에디터, Pine 이메일 프로그램, Lynx 웹 브라우저, 그리고 두 개의 채팅프로그램)을 소개하는 페이지를 추가해서 조금 두껍게 내기로 결정했다. …(이하 생략)."
- 서문
이렇게 시대를 반영하여 분량이 증편되었어도 이 책은 200쪽이 못되는 초경량 책이다. 내용면에서 평가해 보면 X-윈도우를 기반으로 하는 무거운 KDE와 GNOME 데스크탑 환경을 다루고는 있지만 초보적인 구이 개념을 설명하여 주는데 그칠 뿐이며, 오히려 그 보다는 키보드 입력과 TTY 출력을 기반으로 한 가벼운 명령어 라인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위에 추가된 유닉스 툴을 보면 모두 표준출력/입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시에 여러 사용자가 접속할 수 있고 한번에 여러 프로그램을 띄울 수 있으며 네트워크를 통해서 서로 통신하는 이 모든 것이 표준입력과 표준출력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마우스가 아닌 키보드로 표준출력/입력의 방향전환을 통해서 단 한 줄의 명령지정으로 얻어지는 정보처리의 묘미는 신비스러움 그 자체이다. 게다가 셸 프로그래밍을 이용하면 그 작업은 지능적으로 자동화될 수도 있다. 이 책은 왕초보들이 이런 마법과도 같은 신비를 느낄 수 있는 단계에 이르도록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목표로 가지고 있다.

왕초보를 위한 유닉스 입문서

이렇게 작은 부피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이 책이 철저하게 왕초보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쓰여졌기 때문이다. 자세하고 전문적인 설명은 생략하고 간결하고 꼭 필요한 부분만을 언급한다. 다시 말해 자세하게 모든 명령의 옵션을 설명하지 않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명령만을 다룬다. 또 친절하게 그리고 단계별로 꼭 필요한 조치들을 언급하고 있다. 중간중간 간략한 연습문제로 왕초보에게 숙지여부를 환기시켜 준다. 게다가 작은 이 책의 부피를 또다시 축약시켜 마지막 퀵 레퍼런스 한 장으로 총정리를 해준다.
"유닉스에서는 상당히 많은 명령어를 사용한다. 모든 명령어를 외우려 하지는 말라. 사실 몇 개의 명령어와 해당 명령어의 옵션만 알면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명령어와 작업에 필요한 명령어를 잘 사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 후반에서 몇 가지 유닉스 명령어를 다룬다. 이 책의 퀵 레퍼런스는 여러분에게 이런 명령을 금방 생각나게 해줄 것이다."
- 1장
이 책 『한권으로 끝내는 유닉스』에서는 초보자들이 유닉스를 처음 접하면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제시하고 그리고 그 무언가를 하게 될 때 겪게 되는 문제들을 차근차근 친절히 설명해 준다. 최대한 간결하고 명확하게 그 해결책들을 다양한 상황에 맞추어 제시하여 놓았다.
"우선 각각의 주된 개념을 소개한다. 그리고 작업 중심의 내용으로 들어간다. 각 부분은 작업을 하는 데 최적의 명령을 보여주고 그것이 무엇을 하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문법(명령 라인에 쓰는 방법)을 보여준다."
- 서문
아래 책의 목차를 보면서 그 내용이 일반적인 이론서 또는 입문서의 내용과 같을 것이라고 기대하면 잘못이다. 몇 쪽 안되는 분량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꼭 필요한 것들만 서술되어 있다. 일정한 작업을 위해 필요한 절차가 각 단계별로 명시되고 각 단계에서 봉착할 에러에 대한 대책을 언급하여서 왕초보들이 기가 질리지 않고 필요한 작업을 완수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표를 두고 서술되었다. 대학교 유닉스 개론 첫 강의에 가장 잘 어울리는 교재가 아닐까 싶다.


한권으로 끝내는 유닉스

참고 도서

한권으로 끝내는 유닉스
제리 픽, 그레이스 토디노, 존 스트랭


책의 목차
1 장: 시작
유닉스 환경을 소개하고 명령어의 유형과 문법을 설명한다. 텍스트로 혹은 그래픽으로 로그인하는 방법과 로그아웃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2 장: 윈도우 시스템
윈도우가 무엇인지를 소개하고 그 유명한 X 윈도우를 명령어에서 실행해서 독자적으로 창을 만드는 법을 설명하고 창이 뜬 후에 필요한 마우스 작업과 기타 윈도우 작업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렇게 윈도우에서의 작업을 도와주는 윈도우 매니저를 소개한다. 그러나 구이를 시작하도록 돕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구이 자체에 대한 설명은 꼭 필요한 만큼만 있다.

3 장: 유닉스 계정
유닉스 파일시스템을 소개하고 파일을 less로 살펴보는 법, 파일 공유와 보호법, 그래피컬한 파일시스템 브라우저, 파일명과 디렉토리명 완성기능, 패스워드 변경, 계정 커스터마이징 등에 대해서 다룬다.

4 장: 파일 관리
파일명과 디렉토리명의 차이, 파일과 디렉토리 와일드카드, 파일 생성과 수정, 사용자 파일 관리, 파일 인쇄 방법 등을 설명한다.

5 장: 입/출력 리다이렉션
표준 입력과 표준 출력의 리다이렉션을 다룬다. 그리고 이에 기반한 파이프와 필터의 사용법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6 장: 인터넷과 다른 네트워크
표준 입력과 표준 출력을 기반으로 하여 원격 로그인, 텍스트 기반의 웹 브라우져 Lynx, ftp 유틸리티를 사용한 파일 전송법, Pine을 이용한 이메일 교환법, IRC 프로그램을 사용한 채팅 등을 다룬다.

7 장: 다중 작업
백그라운드 명령 실행, 프로세스의 조작법을 다룬다. 어디까지나 관리자의 관점이 아닌 사용자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8 장: 심화 학습
더 높은 수준으로 가기 위한 문서들을 얻는 법을 소개하고 셸 엘리어스와 함수 프로그래밍을 맛 보라고 권고한다. 그리고 비 유닉스 시스템에서도 유닉스를 사용할 수 있음을 주지시켜준다. 하지만 너무 짧은 글들이라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책으로 편집된 FAQ

책의 내용은 초보를 위한 책답게 관리자와 서버쪽을 과감히 생략하고 철저하게 일반 사용자의 관점과 클라이언트 쪽의 관점에서 기술되어 있다. 일면 관리자적 측면처럼 보이는 프로세스 관리와 사용자 관리도 역시 그 초점은 역시 일반 사용자의 관점에 맞추어 기술되어 있다. 철저하게 초보자가 수행할 과제를 제시하고 그에 따라 맞이할 문제들을 중심으로 책을 엮다 보니 마치 FAQ를 책으로 만들어 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 특히 8장의 심화 학습의 장에 가서 뭔가 대단한 과제를 얻어 보려 한다면 크게 실망할 것이다. 제목에서 연상되는 기대와 다르게 초보들이 앞으로 더 공부해야 할 것들을 단순히 소개하는 정도로 그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몇 섹션을 열람해 보고 여러분의 상황에 잘 맞는 것을 하나 찾아 보자. (모든 사용자의 상황을 정확하게 다룰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모든 설명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되지 않으면, 다른 유닉스 사용자나 시스템 관리자에게 물어 보자).
예의 FAQ와 마찬가지로, 단계별로 조치사항들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해결이 안되면 다른 전문가에게 상의해보라고 한다. 처음에 이런 권고를 보았을 때는 책의 두께가 얇은 이유가 이것이구나, 너무 무책임하다라고 생각했으나 후반부로 읽어 갈수록 절차에 맞는 조치방법, 간결한 설명, 친절한 에러 대처법 등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져 그 요점을 이렇게 평가하게 되었다. "초보로서 최선을 다해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데까지가 어디까지 인지 알고 능력이 되는데 까지는 스스로 해결한다. 그리고 나서 안되면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자." 다시 말해 이 책은 그 경계선이 어디인지를 정의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작은 부피에도 불구하고 적절하게 그림도 삽입되었으며 아주 짧게 군데군데 팁도 적당히 삽입되어 깔끔하게 조판되었다. 번역도 매끄럽고, 오타나 오역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짧고 간결하게 왕초보에게 꼭 필요한 것만 정확하게 언급되었다. 한편으로는 학습서인 듯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레퍼런스처럼 보이기도 한다. 만약 한마디로 지적해서 이 책의 성격을 요약하라면 "책으로 편집된 FAQ"라고 평가하겠다.

유닉스 세계로 올라가는 사다리

유닉스는 분명 신비스러운 매력을 지닌 강력한 운영체제이다. 아무것도 없이 단순히 프롬프트만이 깜빡거리는 화면을 보면서 초보들은 뭘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불만을 토해낸다. 그러나 그 단순한 프롬프트 뒤에 숨은 힘은 너무나 강력하고 매력적이다. 이 책은 두려움 없이 친근하게 키보드로도 그 강력한 마력에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표준입력과 출력이 자유자재로 방향전환되고 파이프되며 필터가 되고, 여러 명의 사용자가 여러 개의 프로그램을 동시에 띄우며, 여기에 앉아서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컴퓨터가 여기 있는 것처럼 다룰 수 있는 등등 금단의 열매는 맛보면 맛볼 수록 헤어나기 힘들만큼 더욱 더 맛있기만 하다.

이 책의 공동 저자 제리픽이 유닉스 팁을 총망라한 『유닉스 파워 툴』(두께가 1400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책)의 공동저자 중에 한 명인 전문가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마도 짐작컨대 저자는 전문가로서 맛본 그 맛있는 금단의 열매를 우리에게도 맛보여 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으리라 추측해 본다. 왜냐하면 고난도의 팁이라든가 트릭 등을 여기저기에 끼워 넣음직도 한데, 오히려 가능한 한 생략하여 왕초보가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 유닉스라는 금단의 열매맛을 볼 것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단지 저 멀리 떨어져 있는 금단의 열매에 왕초보들이 욕심을 내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딱히 지적하자면 이 책을 사다리에 비유하고 싶다. 독자는 아직 사다리 아래에 있는 왕초보이고 금단의 열매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위에 있다고 말이다. 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자. 올라가면 여기 저기 맛있는 열매들이 즐비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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