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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라이프

온라인 사회, 인생의 황금 비율을 찾아라 - 포스트코로나

한빛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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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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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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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후, 학교와 대기업, 중소기업에서 시차출퇴근, 재택근무, 원격근무, 선택근무를 포함한 유연근무제가 실시되고 있다. 그동안 노동고용부가 아무리 권장해도 이룰 수 없던 제도이다. 중소기업 중에는 정보통신업, 제조업, 행정, 전산 업종이 주로 참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는 웹사이트 ‘학교온(On)’과 유튜브 채널 ‘원격교육 따라하기’를 통해 재택·원격 근무와 온라인 교육을 지원한다. 고용노동부도 중소기업에 간접노무비를 지원한다.
 
온라인 업무 프로세스가 자리를 잡으면 재택·원격근무가 점차 증가하리라 보인다. 아날로그 시대의 대량생산 시스템에서는 근무시간에 ‘딴 짓’을 하거나, 근무지를 이탈하는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지식정보화가 이루어진 디지털 시대에도 기업과 직장인 모두 딱히 재택근무를 선호하지 않았다. ‘보는 눈’이 없을 때 근무 태만이 예상되고, 근무평가도 공정할 수 없으리라는 불신감이 서로 깔려 있었다.
 
실제 필자의 경험을 비추어 보아도, 서구나 일본의 근로 의식과 비교할 때, 한국인들은 근무 수칙을 지키기보다 요령 좋게 일하는 편이다. 하지만 진짜 생산성 향상은 형식적인 근무 태도보다 작업 능률에 있다. 일의 가치를 이해하고 스스로 의지를 내서 최선을 다해 즐겁게 일하는가의 태도에 있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자란 젊은 세대는 재택근무로 더 즐겁게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4차 산업혁명은 중국이 앞서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공지능 기술이 앞선 중국은 재택근무와 원격진료·온라인 교육을 정착시키고, 위생문제도 개선할 것이다. 한편, 4월 7일 코로나19 긴급사태가 선언된 도쿄에서는 직장인 13%만이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일본은 인공위성 발사로 늘어난 우주쓰레기를 치우겠다며 첨단 로봇을 개발하고 있지만, 여태 온라인 결제를 정착시키지 못했다. 은행 통장이나 결재 서류에 도장을 찍는 오래된 관행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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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인터넷을 활용한 맞춤형 소비도 활발해질 것이다. 지금까지 온라인 쇼핑몰은 중저가 제품이 많았지만, 이제 백화점에서 팔던 국내외 명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비대면 접촉이 증가하고 재택근무가 늘어나면, 명품의 소비욕구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의 센서는 나의 동선과 취향에 맞게 모든걸 척척 챙겨 주는 수행 비서이다. 이미 절반은 시작된 스마트한 일상을 떠올려 보자.
 
아침에 일어나면 커튼이 자동으로 열리면서 하루가 시작된다. 오늘은 설악산 리조트에서 대중 강연이 있다. 알람이 평상시보다 1시간 빨리 나를 깨운다. 어젯밤 폭설로 교통 정체를 예상한 것이다. 드론이 베란다 앞까지 아침 식재료를 배달해 주어, 간단히 야채 주스를 마신다. 현관을 나가면 엘리베이터가 대기하고 있다. 나의 동선을 파악한 엘리베이터가 지하 주차장에서 문을 열어 주면 자율주행 자동차에 탄다. 저녁에 돌아오면 아파트의 현관문과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열리고, 우리 집에 들어오면 거실의 전등이 훤하게 나를 반겨 준다.
 
광고에서 보던 장면들을 떠올려 본 하루의 모습이지만, 몇몇 기능은 이미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다. 신축 아파트에서는 얼굴 인식을 뺀 자동 제어 시스템이 도입되어 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에서 얼굴 인식을 이미 도입한 상태다. 4차 산업혁명이 이끄는 사회변화는 가속화할 것이다. 그 시점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이제 시작된 재택근무도 언젠가 컴퓨터와 정보통신 관련 업무에만 허용될 날이 올 것이다. 그때에는 공장에서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인공지능이 교사와 교수, 변호사와 의사의 일을 대신한다. 그러나 낙심하지 않는다. 지금은 다들 사라지는 일자리를 걱정하지만, 그 변화는 사회 진보의 자연스런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대신 과학기술의 발달이 이끌 수 없는 분야에서 새로운 연구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뇌를 물질과학으로 접근해서 밝혀 낸 것을 기계에 접목시킨 성과이다. 현대의 생명과학은 인간의 뇌를 물질 작용으로 연구한다. 정신과 전문의는 정신 질환을 뇌의 기억이나 기능 문제로 여기기 때문에 약물 치료에 중심을 둔다. 따라서 미래의 정신 현상에 대한 연구는 새로운 접근법을 요구한다. 사람들의 어려움을 들어주는 심리상담에서 나아가, 인공지능에 없는 정보, 인간의 영혼을 다루는 정신과학을 시작해야 한다. 그 밖에 국제 사회에 필요한 교육 콘텐츠의 개발, 관광사업의 아이템 개발, 식재료 개발과 대체의학 연구 등이 미래를 준비하는 새로운 일거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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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는 우리가 노동자 의식에서 벗어나 자신의 가능성을 키우며 일할 기회를 제공한다. 출퇴근 시간의 혼잡을 뚫고서 사업장의 한 부품처럼 일하는 피곤한 삶은 사라질 것이다. 어차피 출근해서도 100% 업무에 집중하지 않으며, 재택근무에서 100% 이상 일할 수 있다. 구글에서 보여 주었듯이 재택근무는 지식 정보통신 산업 분야에서 창의성과 효율성을 높인다. 카페, 공원, 개인 연구실 등 근무 환경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시간을 탄력적으로 사용하여 개인의 잠재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재택근무에서 주어진 자유는 먹고살기 위해 월급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라, ‘나의 성장을 위해 공부하면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일을 한다’는 의식을 갖도록 한다. 회사에 필요한 인재이자, 자기 분야의 전문가로서 포부를 지니면서 마치 독립된 프리랜서의 감각으로 일을 할 수 있다. 출퇴근 시간을 절약하는 만큼 하루 업무의 30% 는 자기학습의 시간에 할애할 수 있다.
 
자유로운 개인이 모여 서로의 의지와 능력을 합치면, ‘우리사주제=종업원지주제’의 운영 방식을 확대할 수도 있다. 1인 창업자가 증가하겠지만, 사람들과의 융합으로 힘을 키우면 더 좋다. 돈이 많아야 창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너와 직원이 모두 사주가 되는 공동사업을 새롭게 일으키면 된다. 그 품은 뜻과 실행 기획이 좋다면 외국의 투자자도 모을 수 있다. 미래의 초연결 사회에서는 인류에게 어떤 사업 아이템이 필요할지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주변의 도움을 받아 스타트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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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와 외출금지령이 실시된 지역에서 가정 내 갈등과 스트레스가 늘어났다고 한다. 중국의 여러 도시에서 이혼이 급증하고, 파리와 빈에서는 가내폭력 문제로 전화상담이 늘었다.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을 쉬고서 게임만 하니 삼시세끼를 대령하는 엄마들은 복장이 터진다. 아들의 아파트 마련에 자금을 보탰던 할머니는 며느리가 재택근무를 시작하자 마스크를 쓰고 공원을 배회한다. 한 달 넘게 가족들은 ‘사회적 격리’를 당하면서 너무 밀집해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가족 간 화목을 위해서도 필요했던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생활양식은 확산될것이다. 1인 가구의 증가는 가족 내 사회적 거리두기의 증가를 의미한다. 2018년 현재, 우리나라의 평균 가구원수는 2.4명이다(통계청 인구총조사). 1인 가구는 29.3% 를 차지한다. 그중 30~40대는 31.8% 로 제일 두텁다. 50~64세는 25.1% 로 65세 이상 1인 가구도 이와 비슷하다. 20대 청년층과 노년층을 포함하여 1인 가구는 대도시의 무주택 서민생활자가 많다. 그 주거환경과 삶의 질이 좋아질 필요는 있다.
 
그러나 고도성장 시대의 취업, 결혼, 출산, 집장만, 자녀양육의 관행으로 이들의 삶을 ‘빈곤’이나 ‘사회적 고립’으로 보는 시선은 어딘지 불편하다. 생애 과정에서 청년의 독립과 노년의 사별은 자연스런 흐름이다. 30대 이상 비혼 인구의 증가도 ‘혼자’인 ‘지금’이 더 생리에 맞는 사람들이 늘었음을 의미한다. 경제 불황에서 연애, 결혼, 주택 구입이 어려운 ‘N포 세대’란 표현도 나왔다. 하지만 비혼은 ‘포기’나 ‘무능력’이 아니다. 비혼과 1인 가구의 증가는 지식사회에서 사람들이 ‘관계 의존’에서 ‘관계 독립’의 형태로 진화했음을 반영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국가경쟁력을 위해 젊은 세대에게 결혼과 출산의 필요성을 주입한다면 ‘꼰대’가 된다. 노인 부양의 책임을 젊은 세대에게 전가한다면 따돌림을 당해 마땅하다. 인구 재생산과 종족 보존의 본능을 역설하는 그 문제의식은 동물적 강박관념에 머물러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한다. 인구 감소가 시작된 나라에서 인공지능 로봇이 ‘후손세대’로 태어난다. 앞으로 인간의 뇌기능을 장착한 기계인간이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학습해서 가장 능률적인 방법으로 우리를 도울 것이다. 미래는 로봇이 가족과 사회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함께 진화하는 세상이 된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나의 영역’과 ‘우리의 영역’을 조화롭게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혼자 살든, 셋이 살든, 사회적 거리 안에서 소통능력을 키워야 한다. 혼자 있는 시간에는 독서, 동영상 감상, 포털 검색 등을 즐기며 나를 살찌운다. 그러나 ‘나의 가치’를 관계의 단절이나 사회적 격리에서 찾는다면, 오히려 ‘나의 에너지’를 잃어버리게 된다. 기혼자는 혼자의 영역을 가능한 한30 % 확보하고, 거꾸로 비혼자는 사람과 대면하는 영역을3 0% 확보해야 한다.
 
인간관계는 과거에도 중요했지만, 로봇과 공존하는 미래에서도 핵심 문제가 된다. 미래의 인간력은 기계를 다루고, 사람을 대하는 능력이다. 기계는 명령어와 얼굴 인식만으로도 나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지만, 사람은 기계처럼 나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능력자라 해도 사람을 기계처럼 다룬다면 외로워질 수밖에 없다. 사람의 에너지를 얻어서 융합하려면 사람을 대하는 실력이 제일 중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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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untact)’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했다. 이방식은 앞으로 의료계의 원격진료, 제조업과 음식점 등의 마케팅, 금융권, 공연 문화계에서도 더 활발하게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이미 온라인 구매, 온라인 뱅킹, 온라인 서류 전형, 인터넷 강의, 화상회의, 인터넷 카페, 유튜브에서 비대면 접촉을 경험하고 있다.
 
2000년대부터 1인 가구가 꾸준히 증가한 사실도 1인 미디어의 발전과 맞물리는 현상이다.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트, 인스타그램은 개인이 자신의 메시지를 보존하고 발신하는 고유한 공간 ‘집’이다. 세계로 통하는 길 위에 있는 이 집 ‘사랑방’에서 우리는 불특정 다수와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사이버 공간의 소통을 불신하거나, ‘대면’ 방식을 중시하는 아날로그의 감성이 완고하게 버티고 있었다. 1인 미디어를 연 집주인도 ‘메신저’로서의 자각이 느슨한 경우가 많았다.
 
이제 온라인 사회로의 이행 속에서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서 데이터와 클라우드의 강점을 활용한 ‘비대면 = 언택트’ 방식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외 대표 기업과 혁신기업들이 재택근무와 온라인 쇼핑, 원격 화상회의 등을 위해 소프트웨어 서비스 형태의 솔루션을 채택하고 있다. 마케팅 분야에서도 고객과 시장변화를 실시간으로 읽고 대응하는 장점이 높게 평가되는 가운데, 시스템 구축 없이 신속하고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SaaS(SW서비스) 형태의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은행의 통장 개설도 비대면으로 가능하게 된다. 이미 카카오뱅크가 비대면 거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면 소통은 어떤 방식으로 변화할까? ‘사회적 격리’ 상태에서 나타난 코로나 블루는 사회적 동물의 DNA가 발신하는 긴급구호요청 신호다. 공연장과 전시장, 스포츠센터, 외식, 여행, 집회 활동이 모두 정지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우울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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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만개하자, 집 안에서 갑갑증을 호소하던 사람들이 정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봄나들이를 나왔다. 사회 활동이 제약되면서 우울감이 증가하는 것은 인간의 생리 곡선을 보여 준다. 
 
미래 생활에서 누구든 온라인의 사회적 관계망에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우리는 집에서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다. 그렇지만 뜻과 취미가 맞는 사람들이 서로 융합하는 사회 활동도 다양하게 개발할 것이다. 대면 접촉이 가능한 오프라인에서 동호인들이 모여 삶의 활력을 충천한다면 우리의 삶이 더욱 즐겁고 탄력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비대면 관계가 증가하는 미래에는 대면과 비대면의 영역을 3대 7로 조율하면 좋을 것이다. 디지털 세대는 비대면 영역의 비율을 70% 로 확장시키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50대부터는 비대면 소통방식에 능통하도록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은퇴 후의 삶에서 사회적 활력을 얻고 제2의 스타트업을 하기 위해서도 인터넷과 SNS를 통한 비대면 소통 능력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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