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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출판네트워크

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

위대한 의학의 황금기를 이끈 찬란한 발견의 역사

한빛비즈

번역서

판매중

  • 저자 : 로날트 D. 게르슈테
  • 번역 : 이덕임
  • 출간 : 2022-02-25
  • 페이지 : 460 쪽
  • ISBN : 9791157845644
  • 물류코드 :3363
  • 초급 초중급 중급 중고급 고급
5점 (2명)
좋아요 : 1

제멜바이스의 손 씻기 운동은 전 세계 산모의 운명을 바꿨고

제임스 심슨의 기적의 마취제는 통증의 위협에서 인류를 구원했다!

위대한 선구자들의 찬란한 발견으로 일구어낸 인류 구원의 역사

 

《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은 위대한 의학적 선구자들과 그들이 이루어낸 위대한 발견을 소개하는 책이다. 지금 우리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 ‘손 씻기’를 최초로 주장한 이그나즈 제멜바이스부터 인류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린 ‘수술용 장갑’을 발명한 윌리엄 할스테드, 인류를 고통과 공포의 위협에서 해방시킨 제임스 심슨의 ‘기적의 마취제’에 이르기까지, 현대 의학의 토대를 만든 다양한 발전과 진보를 이루어낸 당시의 선구자들과 그들의 위대한 발견을 다룬다. 

의사이자 역사가인 저자는 1840년부터 1914년까지 인류사에서 빠뜨릴 수 없는 역사적인 사건들을 환상적인 역사적 맥락 속에서 소개한다. 덕분에 우리는 의학적·과학적 발견이 단지 그 분야에서 갖는 의의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보다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 게다가 다채로운 배경 설명과 풍부하게 활용된 인용문은 독자로 하여금 마치 흥미로운 소설을 읽듯 흥미진진한 독서에 빠져들게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의사와 과학자, 발명가는 진보하는 미래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지고 꾸준히 전진한다. 물론 저자 역시 세상의 모든 허점과 질병이 치유될 수는 없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선구자들이 보여주는 것도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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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날트 D. 게르슈테 저자

로날트 D. 게르슈테

1957년생으로, 독일뒤셀도르프 대학에서 의학과 역사를 공부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미국 워싱턴에 거주하며 의학, 역사 분야 저널리스트 및 작가로 활동 중이다.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과 독일의 대표적인 저널리즘 주간지 〈디 차이트〉는 물론 독일어권 주요 언론인〈노이에 취르허 차이퉁〉 등에 칼럼을 기고하며 대중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역사 전문지와 해양학 전문지에도 글을 쓴다. 국내에 번역된 책으로 《날씨가 만든 그날의 세계사》《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등이 있다. 《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의 토대가 마련되고 새로운 지평이 열리던 의학의 황금 시대를 조명한다. 저자는 생생하고 현장감 넘치는 묘사를 통해 일상을 가능케 한 획기적인 사건과 매혹적인 선구자들의 삶으로 독자를 이끈다. 당시의 위대한 탐구자들은 진보하는 미래에 대한 흔들리지 않은 믿음을 가지고 마침내 찬란한 의학의 황금기를 이루어냈다.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새로운 유행병의 등장과 끝을 모르는 팬데믹 위기 속 우리가 《세상을 구하는 의학의 전설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이덕임 역자

이덕임

동아대학교 철학과와 인도 뿌나대학교 인도철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비만의 역설》 《구글의 미래》 《시간의 탄생》 《내 감정이 버거운 나에게》 《엘리트 제국의 몰락》 《불안사회》 등이 있다.

한국 독자들에게

프롤로그_손을 씻으라, 그러면 생명을 구할 것이니

 

1장 죽음의 손: 이그나즈 제멜바이스, 손을 씻으라는 한마디로 전 세계 산모의 운명을 바꾸다

2장 인간의 초상: 최초의 빛그림, 의학적 발전에 가속도를 붙이다

3장 침묵 속의 보스턴: 윌리엄 모턴, 에테르 증기로 통증과 공포에서 인류를 구원하다

4장 만국박람회: 조화로운 공존의 시대 문을 열다

5장 클로로폼: 제임스 심슨의 기적의 마취제, 여왕의 우아한 출산을 도운 존 스노

6장 등불을 든 여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진보한 위생 관념으로 수많은 장병의 목숨을 구하다

7장 강철로 만든 바퀴: 세기의 발명, 혹은 인류 트라우마의 시작

8장 죽음의 지도: 존 스노, 대도시의 유행병에 맞선 영웅

9장 세계를 뒤바꾼 책: 찰스 다윈, 유려한 글솜씨로 인류 진화설에 날개를 달다

10장 적십자: 앙리 뒤낭의 적십자 탄생

11장 남북전쟁: 획기적인 의학적 진보를 가능케 한 최초의 현대전

12장 소독제: 조지프 리스터, 소독의 개념을 도입한 현대 의학의 선구자

13장 시력: 알브레이트 폰 그레페, 세상의 먹구름을 벗겨낸 안과의 전설

14장 대대로 원수: 독일의 코흐, 프랑스의 파스퇴르

15장 과학의 나라, 독일: 세포 병리학의 아버지 피르호와 근대 의료 보험의 아버지 비스마르크

16장 코카인: 카를 콜러와 지크문트 프로이트의 운명을 가른 기적의 마취제

17장 간호사 캐럴라인의 장갑: 윌리엄 할스테드가 연인을 위해 만든 세기의 발명품

18장 코흐와 파스퇴르: 결핵균을 발견한 ‘세균학의 아버지’ 로베르트 코흐 vs 광견병을 정복한 프랑스의 국가적 영웅 루이 파스퇴르

19장 방사선 사진과 심장 봉합: 죄악의 영역에 도전한 위대한 선구자, 빌헬름 뢴트겐과 루트비히 렌

20장 세기의 전환: 아이들의 목숨을 구해낸 혈청 개발자, 에밀 아돌프 베링

21장 유대인 개척자: 매독의 위협에서 인류를 구원한 파울 에를리히, 콤플렉스를 치료하는 신의 손 자크 요제프

22장 불길한 경고: 1012년 4월 타이타닉호의 침몰

23장 폭발하는 진보의 새 발걸음: 혈액형의 구분, 혈압계의 발명, 수혈의 시작

 

에필로그_펜데믹,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미주

부록_거대한 운명의 수레바퀴 아래

★ 2021 독일 슈피겔 베스트셀러 ★

★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후속작 ★

인류를 질병의 고통과 죽음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준 발견의 의학사

 

언뜻 보기에 슈퍼마켓은 여느 때와 다름없었다. 화려한 과일들, 이국적인 향신료, 달콤한 초콜릿 등 끝이 없는 소비의 세계는 여전히 다양한 물건으로 가득 찼다. 단 한 가지,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쓴 채 다양한 크기의 손소독제가 위치해 있는 진열장을 빠르게 지나쳐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2020년대 초 우리의 모습이다. 

더 이상 인류가 페스트나 콜레라와 같은 대규모 전염병에 고통 받지 않을 것이라는 현대인의 확고한 믿음은 2019년 겨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등장한 뒤 완전히 산산조각 났다. 익히 알고 당연하게 여기던 현대의 많은 것이 실은 이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경험과 진보는 물론, 때로는 치열한 싸움과 잔인한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음을 깨닫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확실한 것은 건강이야말로 우리 삶을 좌우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는 점이다. 그 어떠한 것도 몸과 마음의 건강 문제만큼 직접적으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독일 일간지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은 끝을 모르는 팬데믹 시대, 《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이 갖는 의의에 대해 “팬데믹 시대, 의사이자 역사가인 작가의 목소리를 통해 의학적 진보의 역사를 듣는 것이 인류에게 얼마나 큰 행운인가!”라고 표현했다. 인류 의학 역사상 비할 데 없는 진보가 이루어진 1840~1914년까지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찬란했던 ‘의학의 황금시대’가 오래된 과거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질병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에게도 여전히 의미 있음을 뜻하는 것일 테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전진해온 위대한 선구자들의 이야기말로 지금 우리가 이 책에 주목해야 하는 진정한 이유인 셈이다. 

 

 

위대한 선구자들의 위대한 발견으로

인류 생존의 해법을 단숨에 독파하는 단 한 권의 교양서!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대부분은 어느 순간 어디선가 시작된 것이다. 최근 우리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된 ‘손 씻기’ 역시 이그나즈 제멜바이스(Ignaz Semmelweis)의 노력 이전에는 낯선 개념이었다. 제멜바이스가 활발히 활동하던 시대에는 출산열이라고도 불리는 산욕열이 무엇보다 심각한 인류의 골칫거리였다. 이 죽음의 그림자는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를 가리지 않았으며 덕분에 임신부에게 출산은 마치 사형 선고와 같았다. 

하지만 위대한 제멜바이스는 해부용 칼로 인한 상처의 감염으로 결국 사망에 이른 동료 의사의 죽음을 통해 산욕열의 감염 경로를 파악했다. 이후 그는 마치 손 씻기에 미친 사람처럼 모든 동료 의사에게 진찰 전 반드시 석회 용액에 손을 담글 것을 강요했다. 그의 일방적인 처사에 몇몇은 놀랐고 몇몇은 분개했지만 그럼에도 복종했고, 그 결과 단지 진찰 전 손을 씻는 이 간단한 행위로 1847년 4월 18.27퍼센트였던 빈 종합병원의 산모 사망률이 단 5개월이 지난 8월에는 1.9퍼센트로 줄어들었다! 때로 어떤 혁명은 이처럼 소리 없이 시작되곤 한다. 

인류는 수술이나 질병의 고통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었을까? 마취가 등장하기 전까지 수술의 고통과 공포는 환자들에게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괴로움의 원인이었다. 게다가 이는 치료의 범위까지 제한하는 절대적 요소였다. 고통과 공포에 사로잡혀 날뛰는 환자의 신체를 개방하고 꿰매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윌리엄 모턴(William Morton)이 1846년 보스턴의 의사와 하버드 의대생들 앞에서 에테르가 들어 있는 플라스크로 환자 마취에 성공했을 때, 인류는 비로소 혁명적인 축복이었던 마취의 기적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후 마취 기술은 제임스 영 심슨(James Young Simpson)이 활용한 클로로폼으로 더욱 대중적으로 활용되었고, 존 스노(John Snow)가 클로로폼을 활용해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일곱 번째 출산을 도왔을 때 정점을 맞이했다. 무엇보다 당시의 의료인들이 기뻐했던 일은 더 이상 환자를 고통 속에 내버려 두는 야만적인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는 점이다. 

 

 

의학적 진보의 순간뿐 아니라 인류사의 전환점까지, 

세계사와 의학사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역사의 파노라마

 

의사이자 역사가인 저자 로날트 D. 게르슈테는 지금까지 쌓아온 전방위적인 지식을 활용해 주목해야 할 의학적·과학적 발견은 물론 세계사의 분기점이 된 다양한 사건들을 흥미롭게 서술한다. 덕분에 그는 탁월한 이야기꾼으로서 독일에서 영향력 있는 일간지와 주간지는 물론, 독일어권 주요 언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에 기고문을 작성해 대중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또한 역사와 과학을 주제로 한 여러 권의 저서를 출간해 수많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독일의 대표 작가로 자리 잡았다. 

《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 역시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의학적 선구자들이 이루어낸 위대한 발견의 의의를 빼곡히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우리는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나 지크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뿐 아니라 건축가와 철도 재벌, 그리고 당대의 통치자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국경의 담을 넘어 진정한 공존의 시대 문을 연 만국박람회부터, 미국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지만 그럼에도 최초의 현대전으로서 의학적으로 엄청난 발전을 이루어낸 미국의 남북전쟁, 인류 최악의 비극인 제2차 세계대전까지 인류 역사에 분기점으로 삼을 수 있는 크고 작은 사건을 환상적인 맥락 속에서 넘나든다. 덕분에 인류 역사에서 혁명을 비롯한 미래를 위한 수많은 토대가 이루어진 1840~1914년까지, 이른바 ‘의학의 황금기’이자 ‘인류 발전의 황금기’라 불리는 이 위대한 시대의 다양한 이야기를 마치 소설을 읽듯 흥미진진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 

《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은 우리 일상을 가능하게 만든 획기적인 사건에 독자를 끌어들이고 이 매혹적인 시대의 선구자와 개척자의 삶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의사와 과학자, 발명가 대부분은 점진적으로 진보하는 미래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물론 우리의 노력이 언제나 성공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음을 우리는 수많은 경험을 통해 익히 알고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위기를 맞이한 우리에게 더 이상 희망은 없는가? 분명한 것은 이 대답뿐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세상을 치유하는 힘’이 있음을. 우리의 미래 역시 그러할 것이다. 

 

 

★★★ 이 책을 향한 찬사

 

“팬데믹 시대, 의사이자 역사가인 작가의 목소리를 통해 의학적 진보의 역사를 듣는 것은 인류에게 얼마나 큰 행운인가!”

-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 The Neue Zürcher Zeitung〉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발전의 시대를 생생하게 목격한다!”

- 〈디 프레세 Die Presse〉

 

“역사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 〈스펙트럼 Spektrum〉

 

“의학의 업적에 대한 감사로 가득 찬 재미있고 유익한 만능 책”

- 〈팔터 Falter〉

 

 

책 속으로

 

친숙하지만 궁극적으로 취약한 이 현대성의 뿌리에 대해 누군가 물으면 사람들은 각자의 세계관에 따라 서로 다른 답을 내놓을 것이다. (…) 하지만 기술 장비도, 차고에서 빛나는 아름다운 차도, 지구를 몇 바퀴나 도는 여행도, 우리를 둘러싼 사회와 정치적 조건조차도 몸과 마음의 건강 문제만큼 직접적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건강 또는 건강의 결함, 질병은 우리의 삶을 규정하고 방향을 알려주며 어떤 지점에서는 삶을 끝장내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_〈프롤로그〉 중에서

 

콜레치카의 몸은 패혈증이 매우 심각했고 모든 필수 장기가 염증에 잠식된 상태였다. 이 모든 것이 시체 해부 작업에 사용된 칼로 입은 작은 상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제멜바이스는 이 모든 병리학적 변화와 몸을 뒤덮은 종기들을 보며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것은 그가 수없이 보아왔던 그림이었다. 산욕열로 죽은 여자들의 몸 안에서.

(…) 이는 분명 제멜바이스에게는 끔찍한 괴로움을 안겨준 깨달음이었다. 임신부와 산모에게 도움과 구원이 되어야 할 의료진이 알고 보니 산모와 신생아에겐 죽음의 사신이었다니!

_〈죽음의 손〉 중에서

 

모턴은 수상하게 보이는 액체가 들어 있는 큰 유리 플라스크를 기울여 환자에게 숨을 들이마시도록 했다. 몇 번 숨을 들이쉰 후 애벗의 눈알이 뒤로 돌아갔고 머리가 수술 의자 뒤로 넘어가면서 목 위에 난 커다란 혹이 드러났다. 모턴은 워런에게 고개를 돌려 침착한 목소

리로 말했다. “이제 환자는 준비되었습니다, 선생님.”

(…) 그렇다, 그건 사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혁명이었고 축복이자 기적이었다. 당시에는 어떤 의사도 감히 시도하지 못했던, 사형선고처럼 여겨지던 단순한 맹장 제거 수술 같은 영역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애벗은 막 마취에서 깨어나 모든 것이 끝났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 채 어리둥절해했다. 하지만 강의실의 모든 의사와 학생들은 갑작스럽게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으며 그들 모두 그 자리에 참석한 영광을 누릴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았다.

_ 〈침묵 속의 보스턴〉 중에서

 

에릭센이 진찰한 환자 중에는 척추 손상이 주된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았다. 그가 펴낸 소책자는 질병을 오로지 육체적인 것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아파하거나 아픔을 느끼는 것과 같은 심리적 근거를 포함할 것인가에 관한 토론의 시발점이라 볼 수 있다. 철도 척추의 증상은 또한 많은 동시대 사람들의 잠재의식 속에 만연해 있던 제동이 걸리지 않는 기계화에 대한 두려움을 반영했다. 에릭센의 관찰은 심리적 질병에 관한 초기 연구에 많이 이바지하기도 했다. 

_ 〈강철로 만든 바퀴〉 중에서

 

스노는 그 지역에서 콜레라로 사망한 사람을 까만 막대기로 표시하는 지도를 만들었다. ‘유령 지도’라고도 불린 이 죽음의 지도는 의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문서 중 하나다. 브로드가의 펌프에서 걸어갈 수 있는 구역의 집들은 대부분 까만 막대기로 가득 찼다. 콜레라 병원균이 물을 통해 퍼진다는 것을 점점 확신해가던 스노는 지도상의 몇몇 하얀 부분들을 보고 더욱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런던의 폴란드가에는 500여 명의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빈민 구제소가 있었는데, 그곳의 콜레라 환자는 몇 명밖에 되지 않은 데 비해 그 주변의 중산층에 가까운 이웃들은 큰 피해를 보았다. 그 이유는 곧 밝혀졌다. 빈민 구제소에는 자체 우물이 있었다.

_〈죽음의 지도〉 중에서

 

수술 후 사흘이 지나 리스터는 조심스럽게 금속 포일을 제거하고 다시 붕대 위에 약간의 석탄산을 부었다. 제임스는 허약했고 사고 후 많은 피를 흘렸음에도 열은 나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은 사고 발생 나흘째에 찾아왔다. 리스터가 천천히 붕대를 풀고 상처를 드러낸 순간이었다. 그는 잠시 멈칫하며 동작을 멈추었다. 너무나 익숙했던 그 무엇인가가 감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름과 염증 냄새였다. 상처에 딱지가 붙기 시작했고 주변 피부가 붉어졌지만 고름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렸다. 의학계의 새로운 시대가 밝아오는 순간이었다. 그토록 흔한 합병증을 이제는 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_〈소독제〉 중에서

 

프로이트는 코카인을 기적의 약으로 생각했으며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에 사로잡혔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멀리 함부르크에 있는 마르타에게도 잘 전해졌다. (…) 프로이트는 또한 콜러에게 소위 기적의 약을 소량 전달하면서 약의 효과를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산책 중에 나눈 대화에서 콜러의 관심을 끈것은 자극적이면서도 기분을 상승시키는 약물의 효과만이 아니었다. 프로이트는 한때 몬테가차가 자신의 논문에서 가볍게 언급한 것처럼 코카인은 혀를 마비시키는 효과가 있어 치은염으로 인한 고통을 완화해준다고 얘기했다. 이 대화 후 프로이트는 여행 가방을 꾸려서 마침내 마르타를 다시 만나러 갔다. 젊은 의사는 함부르크로 떠났고 그 후로는 마취제의 역사와는 작별을 고했다.

_〈코카인〉 중에서

 

이같이 간단하지만 무척이나 효율적인 혁신 제품이 처음에는 볼티모어에서, 그다음으로는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것은 다름 아닌 환자들이었다. 조지프 블러드굿이라는 할스테드의 부하 직원은 존스 홉킨스의 수술실에서 일어난 탈장 수술 후 감염률이 고무장갑을 끼기 전 17퍼센트에서 몇 년 후 2퍼센트 미만으로 감소했다는 것을 입증했다.

_〈간호사 캐럴라인의 장갑〉 중에서

오늘날 당연한 특혜로 받아들여지는 손 씻기, 마취제, 방사선 사진 등 의학의 발전에 기여한 영웅들의 일대기를 담고 있는 책으로 당시 과학사, 정치사를 포함한 시대상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요즈음 팬데믹의 영향으로 마스크를 쓰는 일이 일상화되었다. 코로나가 발발한지 2년이 넘어서일까? 이제는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오히려 어색하다. 마치 손을 씻지 않으면 어색한 것과도 같다.

19세기 후반으로만 거슬러 올라가도 손을 씻는 행위는 일상적이지 않았다. 심지어 산부인과와 같은 병원의 의사들 조차도 손 씻기를 자유와 인권의 침해라고 생각할 정도로 반대 진영의 거부가 심했다.

필리프 제멜바이스의 공헌. 그것은 손씻기의 보급이었다. 책에 따르면 말년 인상이 지독하게 기록된 점만 또한 그가 손씻기를 분노를 실어 강압적으로 요구한 결과라는 설이 있을 정도이다.

책에는 그의 탄생 일화부터 성장배경, 의학사적 활약, 일상의 일화까지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말년의 지독한 성격이 매독이 중추신경에 퍼져 발발한 병으로 취급했던 이들이 있었다는 사실부터 여행을 다녔던 기록까지 당시의 생생한 모습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읽다보면 때로는 너무도 자극적인 해부학 묘사에 눈이 찌뿌려지거나 프랑스 혁명과 미국 남북전쟁에서 정치적인 비참함을 느낄 수 있는가 하면 수술실에서 고통에 혼절하는 환자의 모습이 눈 앞에 어른거리기도 한다.

마치 그 시대 중요한 역사의 한 장면 속으로 독자를 풍덩 뛰어들게 만드는 탁월함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윌리엄 모턴, 제임스 심슨, 존 스노로 이어지는 마취제의 발명이 가장 흥미로운 읽을거리였다. 마취제 이전의 수술실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기본적으로 백내장과 같은 눈의 이상이나 심장에 생긴 상처 등은 치료의 대상도 되지 못하였다고 한다. 기술적으로도 범접할 수 없는 영역임과 더불어 신성모독이 개입하는 부위의 수술이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팔, 다리를 절단하거나 치아를 발치하는 것은 목숨을 담보로 해 볼 만한 수술이었는데 고대부터 여러 마취제를 사용해 봤지만 실패를 일삼았고 환자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태어나면서부터 당연히 마취제는 인간과 함께 존재하는 줄 알거나 관심조차 없는 오늘날의 일반인들은 그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다. 이 책에 담긴 당시 비명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손에 식은 땀이 흐른다.

만일 당시의 환자가 나였다면 견딜 수 있을까? 단순히 치과에가서 발치도 아닌 신경치료만으로도 그것도 마취제로 고통이 느껴지지 않음에도 식은땀을 흘리고 두려워하는 보통 사람이 팔이나 다리를 절단할 수 있을까?

그래서 마취제의 대안으로 당시에는 의사의 수술 속도가 중요했다고 한다. 쇼크사로 숨지기 전에 얼마나 빨리 절단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책의 기록중에는 어깨뼈를 탈골시켜 절단하는데 2초가 걸리는 의사도 있었다고 하니 그 속도에 경외감만 있을 뿐이다.

책에 등장하는 윌리엄 모턴은 에테르 증기를 발견한다. 최초로 수술실의 절단이나 발치 과정에서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지 않았으며 되려 마취에서 깨어난 후 수술을 언제부터 진행하느냐는 역 질문을 받기도 한다. 수술은 이미 끝났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그 저변에 특허 및 최초의 발견자라는 명성과 관련하여 정치적, 경제적 아픔의 일화도 숨어 있다. 의학사에 두루 남은 명성이 생전 그에게 얼마나 영예로운 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생애가 그리 행복하지 만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제임스 심슨과 존 스노의 시대에는 클로로폼이라는 마취제가 발명된다. 기존 에테르가 냄새가 심하고 기도를 자극하는 부작용이 있었는데 이를 대체할 만한 마취제가 등장한 것이다.

이를 이용해 여왕과 더불어 여성의 출산의 고통을 줄여주는 혁혁한 공헌을 세웠음에도 앞서 모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성직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기도 한다. 출산의 고통은 여성의 축복으로 신성한 것인데 마취제를 쓰는 것은 악마의 도구나 다름없다는 비판이었다.

의학사 외에도 책에는 당시 시대적 과학사, 정치사도 생생하게 담겨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 혁명이 생생하게 담겨있어 당시의 시대상을 조망할 수 있는 것 자체로도 특권일진데 나아가 의학사적 업적과 위대한 의사들의 생애와 맞물려 우리네 역사 기억 속 추상적인 이미지를 구체적인 오늘날 모습으로 바라볼 수 있는 혜택을 얻었다고 해야 할까?

더불어 때로는 문학작품이 등장하기도 한다. 톰 아버씨의 오두막의 소설에서 노예 엘리자가 탈출하는 장면 속에 남북전쟁의 상황이 묘사되어 있다. 풍부한 사료는 물론이고 문학 작품마저 등장하며 당시 시대를 조명한 모습이 경이롭다.

뢴트겐의 방사선 사진 발명이나 빛그림이라 불리웠던 사진의 발명, 현미경의 발전, 그리고 나이팅 게일이나 존 스노의 지도와 같은 정확한 진찰 결과와 원인 추적에 도움이 된 통계학까지 다양한 과학사도 함께 담겨 있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다양한 상식도 담겨 있다. 그동안 스페인 독감은 스페인에서 발발하여 얻은 병명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오히려 반대였다. 발상지는 미국에 가까웠지만 당시 언론이 자유로웠더 스페인에서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스페인 독감의 칭호를 얻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1918년 거리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던 스페인 독감 시절과 오늘날의 모습을 비교하며 팬데믹에 관한 의견을 피력하며 책은 마무리를 장식한다.

의학사적 영웅들의 공헌에 감사하며 의학 지식의 저변을 넓힐 수 있음과 동시에 때로는 그들의 전기에서 인생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생생한 당시의 역사적 배경은 읽는 그 자체로 재미이다. 문학적 장치와 수집한 기록 사이를 오가며 오늘날의 모습으로 바꾸는 작가의 능력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축복에 가깝다.


아프면 다 필요없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저것 다 갖고 있어도
정작 내 몸이 아프고 힘들면 다른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자신의 건강이라는 의미이다.

그런 측면에서 의학은 위대한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의학의 발전으로 인해 인류의 수명은 획기적으로 늘어났고
그로 인한 삶의 질 또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이처럼 좋은 의학적 효과를 누리면서 살 수 있는 것은
지난 과거 자신들의 삶을 바쳐가면서 의학적 헌신을 해온 이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걸
우리는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다.

<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인류를 바꿔놓은
의학의 전설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지금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일들이
결코 당연하지 않다라는 것을 책을 읽다보면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의학의 역사를 보면서
이게 곧 인류 구원의 역사라는 것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의학은 물론 과학과 기술,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세계의 토대가 마련되고 새로운 지평이 열리던 시대를 조명하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한국의 독자 여러분을 위대한 발견과 발명 그리고 이에 가담한 사람들의 성공과 비극의 한가운데로 데려갈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_ 책 중에서

책에는 23가지의 의학적 사건과 그에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렇다고 의학 역사를 다루고 있는 책은 아니다.
물론 다양한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진보와 발전이 의학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단순히 의학사를 다룬다기 보다는
그 시대에 있었던 의학적 사건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지에 대해
다각도적으로 살펴보고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책은 대부분 19세기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또한 앞서 이야기한 부분들을 더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23가지의 사건 중에 가장 새롭게 보였던 '코카인'부분에 나온 이야기를 잠시 더 들여다보고자한다.

프로이트는 다름슈타트에 위치한 유일한 코카인 제조 회사인 메르크에서 몇 그램의 복용량을 입수했고 이 용액을 시험했다. 그의 진짜 동기는 모르핀에 중독된 친구 에른스트 플라이슐 폰 마르크소를 돕는 것이었다. 이 시도는 초기에는 성공적이었다. 위르겐 토르발트가 쓴 노련하면서도 약간의 소설같이 들리는, 사실적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는 전기에서는 코카인을 발견하고 프로이트가 환호하는 모습과 그의 환자가 안도하는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_ 책 중에서

분명 코카인도 처음에는 좋은 의도였다.
프로이트도 코카인을 기적의 약으로 생각했고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에 사로잡혔다고 하니 말이다.
매우 적은 양으로 엄청난 효과가 있었으니 그럴만도 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역시나 코카인을 통한 3,000개 이상의 국소마취제 임상 결과를
책에 실으면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마르타를 방문하고 빈으로 돌아온 프로이트는 콜러의 성취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열광을 보고 놀랐다. 1890년대 중반까지 정기적으로 편두통을 위해 코에 뿌리는 형태로 코카인을 복용했지만 프로이트는 불쌍한 플라이슐과는 대조적으로 코카인에 중독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수년 동안 콜러에 대한 경의와 감사의 감정과 자신이 국소마취제를 통해 유명한 의사로서의 명예를 얻지 못한 것에 대한 불편한 감정 사이를 오가야 했다. 그렇다면 나는 다른 길을 가야겠다. 그는 혼자 생각했다. _ 책 중에서

코카인에 숨어있던 이야기는 다른 부분보다도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아무래도 여러 상황으로 인해 조금 익숙한 단어이기도 하고
그리고 누가 보더라도 세기의 발명품이라고 부를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2019년
우리는 지금껏 마주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나야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인류는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아마 이 일도 훗날 의학의 전설 중 하나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지금 만나보는 <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은
지금의 이 고민과 위기가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
찬란한 의학의 황금기에 주목하면서 알게해주는 소중한 영역들을 선물해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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