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쯤 슬럼프가 왔었다. ‘왜 이렇게 난 차분하지 못하고 일을 그르칠까’라는 생각 속에 아까운 시간을 허공에 날려 버리고 무기력하게 내 자신을 자책하며 살았었다. 지금은 좀 누그러졌지만 사실 마음 한편으로는 뭔가 답답함이 아직 남아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평소와는 다르게 책에 대한 어떠한 정보나 평을 검색해보지도 않고 제목만 보고 골랐다.
저자는 ‘나는 왜 거짓말을 자주 할까?’, ‘나는 왜 게으를까?’등과 같은 누구나 다 한번 쯤은 해보는 여러 가지 생각들의 저변에 깔린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지금 내가 처해있는 문제의 근원도 책에 직접적으로 언급되어있진 않았지만 뭔가 비슷하게 겹쳐지는 사례들이 굉장히 많았다.
결국에 중요한 것은 이러한 우리들의 이러한 감정을 인정하고 품어야 한다. 우리가 겪고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의 이면엔 받지 못했거나 해결하지 못한 감정들을 향한 무의식적인 욕구가 있음을 인지하고 이를 한번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평소 심리학에 관심이 많았고 인간에 대한 관심이 많기에
이 책은 정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걱정이 많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며, 남들에게 거절을 잘 하지 못하고
식욕을 통제하지 못하는 행동의 원인들.
이것이 다 자기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무의식에 존재하는 자기 방어기제임과 동시에
열등감과 상처의 발로였던 것이었다.
항상 심리학 책을 읽으면, 유아기와 유아시절 얼마나 충분한 사랑과 보호를 받았는지가
인격 형성과 대인관계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모든 욕심을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인간인지라, 인간과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인간인지라
사그라든 줄만 알았던 욕심의 불꽃이 남아 있었음을, 치유된 줄 알았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았음을 깨닫게 된다.
아마 이것들은 평생 마음수련을 통해 개선해 나가야 할 나의 문제일 것이다.
완벽한 해결책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항상 같은 문제로 상처 받았고 같은 문제로 대인관계에 있어서 트러블이 있었던 것 같다.
행동의 원인에 대한 이해도는 높아졌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하루에 10분씩이라도 책에서 읽었던 내용을 바탕으로 명상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싶다.